드라마편성표 ‘육사 배제’는 합참의장만…점진적 군 개혁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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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심판과 조기 대선 등 정치 일정으로 장성 인사가 늦어지면서 계엄 당시 군 수뇌부로 있었던 4성 장군 7명은 이 대통령 취임 약 3개월 만에 단행된 인사로 사실상 군을 떠나게 됐다. 군은 3성 장군 이하 후속 인사를 최대한 빨리 실시해 인적 쇄신과 함께 군을 안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를 ‘파격’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대장 7명을 모두 바꾼 것은 드문 일이지만, 육·해·공군 사관학교 기수 파괴는 없었다. 사관학교 기수로 보면 이번 인사로 2기수 아래로 내려갔지만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의 임기가 2년이라는 점에서 이는 통상적인 일이다.
군 서열 1위 합참의장은 진영승 전략사령관(공사 39기)을 내정해 육사 출신을 피했다. 합참의장에 공군이 기용된 것은 불법계엄에 육사 출신 장군들이 대거 관여한 것과 김명수 현 합참의장이 해군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참의장 이외의 자리에는 육사 출신을 대거 기용했다.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내정자(육사 47기)와 김성민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내정자(육사 48기), 주성운 지상작전사령관(육사 48기)은 모두 육사 출신이다. 특히 인사권을 가진 육군참모총장에 육사 출신을 내정한 것은 향후 3성 장군 이하 인사에서 육사 배제는 없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이로써 이번 인사에서 육사 출신이 배제될 것이란 군 일각의 관측은 엇나갔다. 불법계엄에 가담했던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육사 46기)과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육사 47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육사 48기) 등은 육사 출신이다. 군 관계자는 “육사 출신 ‘배제’와 ‘기용’ 사이에서 균형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내정자(해사 46기)는 직전 보직이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었다는 점에서, 계엄에 관여한 의혹이 있는 합참 출신 인사를 배제할 것이라는 관측도 엇나갔다. 2작전사령관은 비육사 출신이 맡아왔던 전례를 이어 김호복 지작사 부사령관(3사 27기)이 내정됐다.
육군 중 보병 병과가 대장으로 주로 진급했던 것과 달리 포병(김규하 육군참모총장 내정자)과 기갑(주성운 지작사령관 내정자) 병과 출신이 진급한 것도 눈에 띈다. 이는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다며 점진적 군개혁을 강조해온 안규백 국방장관과 ‘능력’을 중시하는 이재명 정부의 기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처서가 지나가고, 이제는 좀 시원해져도 좋을 것 같은데 너무도 더운 8월 마지막 주말을 보냈다. 게다가 9월이 시작되는 이번주도 더울 것이라니 여름은 아직도 물러설 생각이 없나 보다. 기후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천번 만번 경고했듯이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여전히 지구를 데우고 있으며 가을은 계속해서 멀어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으로는 계절의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 특히 에너지 전환을 통해 탄소배출 저감이라는 혁신적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면 떠나가는 가을을 붙잡아둘 수 없다. 그래서 지금 전 세계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 바람과 태양에 집중하고 있다. 즉 바람과 태양 같은 재생에너지를 지배하는 국가가 기후위기 시대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인류 역사를 돌아보면 기후위기는 아니었지만 바람과 같은 자연 자원을 잘 활용해 성공을 거둔 사례들이 많다. 15세기 초에 시작한 대항해시대는 아마도 인류 역사에서 바람을 이용하는 기술이 문명의 판도를 바꾼 가장 대표적인 시기일 것이다. 이 시기에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무역풍(Trade wind)과 편서풍(Westerlies)을 이해하고 바람의 흐름을 지배하는 항해술을 활용해 대서양과 인도양의 무역로를 개척할 수 있었기에 세계를 호령하는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이 바로 바람을 잘 활용한 사례 중 하나다.
15세기 말 유럽은 향신료 무역으로 큰 이익을 얻고 있었지만, 육로가 오스만제국에 막히자 새로운 해상 무역로가 필요했다. 이때 대부분 사람은 아프리카를 돌아서 인도로 가는 항로 개척에 집중했지만, 지구 바람의 특성을 알고 있던 콜럼버스는 동에서 서로 불어가는 무역풍을 이해하고 있어, 이 바람을 활용하면 빠르게 인도에 갈 수 있다고 믿은 것이다. 결국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가 아닌 아메리카 대륙이었지만 이 사건은 지금의 미국 그리고 세계의 역사가 바뀌는 한 장면이 되었다.
아시아의 역사에서도 바람의 중요성이 드러난 한 장면이 있다. 대항해시대 스페인처럼 아시아 국가도 전 세계를 호령한 적이 있다. 바로 몽골제국이다. 칭기즈칸의 손자 쿠빌라이 칸 시대는 단순한 유목 제국을 넘어 동서 문명이 본격적으로 연결된 세계 최대의 육상 제국이었다. 쿠빌라이 칸은 지속해서 영토를 확장하려 했으며 육상을 넘어 바다를 건너 일본까지 정벌하려 했다. 그런데 그 위세 등등했던 쿠빌라이 칸의 몽골 함대도 결국 신의 바람이라 불린 태풍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이 사건이 하나의 계기가 되어 몽골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사례는 유럽과 달리 바람을 이해하지 못해 실패한 경우이자 바람의 힘이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역사적 증거로 남게 되었다.
기후변화·인간 간섭에 바람 약해져
이 두 사례를 제외하더라도 사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바람과 관련한 무수히 많은 사례가 있다. 그런데 모든 공통점은 바람을 정확히 이해할 때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이제 국가의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바람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바람 그 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아무리 좋은 풍력 발전기를 제작할 수 있다 하더라도 바람이 불지 않으면 발전기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는 원하는 만큼 충분히 좋은 질의 바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풍력 에너지는 뜨거운 이슈이기 때문에 바람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연구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사실 태양광 에너지에 비하면 연구가 부족한 편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풍력 에너지와 관련해 뜨거운 화두 중 하나는 무풍현상(wind stilling)이다. 북반구 육지에서 풍력을 생산하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점점 약해지는 현상이다. 지구에서 인간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중위도 상층 대기의 비정상적인 온난화와 온도 역전 현상으로 상층이 더 따뜻해지고 하층이 상대적으로 덜 따뜻해 공기의 수직 혼합이 이루어지지 않아 지상풍이 약화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온난화로 인한 식생 성장이 바람의 흐름에 장애물 역할을 하거나, 도시화로 인한 빌딩의 증가로 바람과의 마찰이 심해져 주변 지역까지 바람이 약해지는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우리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서도 한국은 도시화가 심한 지역일수록 바람이 약해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지금 중위도 지역은 기후변화와 인간 간섭으로 인해 바람이 약해지는 경향성을 보인다.
한 가지 희망적인 점은 1960년 이후 수십년의 변화를 보면 약해지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다시 바람이 강해지는 지역이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약해지는 경향성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자연 변동성에 의한 일시적인 변화라고 추정되고 있는 점이다. 이건 마치 2000년대 자연 변동성의 영향으로 온난화의 상승세가 약해졌던 ‘지구온난화 휴식기’(Global warming hiatus)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과 같다. 즉 온난화가 잠시 멈추었다가 다시 변화가 가속화된 것처럼 바람도 다시 강해진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등장한 것이다.
온실가스 줄여야 원하는 바람 얻어
그리고 실제 최근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 분석을 해보면 빠른 속도로 바람이 약해질 것이라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탄소중립을 달성할 때 바람 약화 현상도 완화된다는 점이다. 즉 온실가스를 줄여야만 우리가 원하는 바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것처럼, 바람의 변화 즉 풍력 에너지의 원천인 바람에 대한 이해를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람이 점점 약해져 바람이 불지 않는 풍력 가뭄(wind drought)이 발생해도 문제지만 너무 강해도 문제다. 그래서 풍력 에너지 생산을 위한 다양한 설비를 만들거나 발전소를 세우기에 앞서 바람 그 자체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비단 육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다도 마찬가지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일부 지역에서 풍속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한반도 육지와 바다의 바람 변동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 바람의 가용성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바람 정보에 대한 미래 전망은 불확실성이 매우 크다. 이러한 바람 정보에 근거한 풍력 에너지 예측으로 전력 생산량을 산정한다면 큰 오차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우리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지구 규모에서 바람의 변화에 관한 연구를 더 진행해야 한다. 좀 더 많은 관측과 지역에 맞는 모델링, 다양한 관측 정보와 모델을 혼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정확한 위치에 발전기를 설치해야 한다. 특히 올여름 폭염을 통해 배운 것처럼, 북태평양 고기압의 확장과 티베트 고기압 강화는 한반도 온도뿐만 아니라 바람의 특성도 바꾸어놓았다. 이 부분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멀리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화와 빠르게 상승하는 중국 내륙 지역의 지표면 온도 변화가 우리 연근해 바람에 영향을 준다는 뜻이다. 겨울도 마찬가지다. 극 지역의 겨울철 온난화는 한반도 바람 변동성을 결정짓는 주요 인자이기 때문이다.
콜럼버스의 과학에 기반을 둔 정확한 판단과 여왕의 결단은 스페인이 바람을 지배해 세상을 호령하는 국가로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후테크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그 누구보다 더 정확하게 바람의 정보를 진단하고 예측할 수 있다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풍력 에너지의 해외 개발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석유, 석탄, 천연가스와는 다르다. 바람은 어디에서나 분다. 누가 바람을 지배하느냐, 그가 바로 새로운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성루에 올랐다.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며, 역대 북·중·러(구소련) 정상으로도 66년 만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전쟁으로 미·중 경쟁이 격화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서방과 대치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 북·중·러 정상이 우의를 확인한 것은 한반도 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북·중·러 연대가 한·미·일과의 신냉전으로 치닫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한국의 역할이 더 막중해졌다.
2019년 하노이 북·미 회담 결렬 후 6년 반 만에 방중한 김 위원장은 중국의 특별한 환대를 받으며 첫 다자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날 특별열차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중국 권력서열 5위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의 영접을 받았고, 이날 톈안먼 성루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시 주석 곁을 지키며 성루에도 나란히 앉는 등 최고 수준의 예우를 받았다. 3국 정상이 함께 이동하며 담소를 나누고,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행사 도중 몸을 기울여 대화하는 모습에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북한이 핵무력 국가 선언, 우크라이나전 파병 등으로 한동안 소원했던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하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북한은 또 향후 미국과 협상할 때를 대비해 중·러라는 ‘뒷배’도 확보했다.
북·러 외에 이란·파키스탄을 포함해 26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에서 세계가 서방과 비서방으로 갈라지는 대결 구도가 성립될 가능성이 나타난 점도 주목을 요한다. 시 주석이 이날 연설에서 “인류는 다시 평화와 전쟁, 대화와 대결”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세계 각국 인민과 함께 인류 운명공동체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한 건 의미심장하다. 지난 1일 톈진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이 다자무역 질서 수호를 강조한 것에 더해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와 보호주의에 맞서 중국 중심의 새로운 국제질서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걸로 볼 수 있다.
결국 전승절 행사는 중국 중심의 반서방 연대, 북·중·러 연대 가능성을 국제사회에 과시한 셈이 됐다.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북·중·러 정상의 톈안먼 퍼포먼스는 ‘반미’ 연대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국제사회에 각인될 수밖에 없고, 동북아와 한반도 지형에도 변곡점이 될 수 있다.
당장 한·미·일 협력의 바탕 위에서 중·러, 북한과의 관계를 복원해야 하는 한국 외교엔 중대한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 미·중 전략 경쟁이 구 공산권과 서방 간의 신냉전으로 격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지정학적으로도 최전선에 위치한 한국으로서는 외면하기 어려운 과제다.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촉진하는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해내야 한다.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그 도전 무대가 될 것이다.
주변 온도 15도 낮추는 효과에도100점 만점에 50점 이상 얻은 곳광진구 53점·관악구 51점 2곳뿐‘인터넷 공개’ 법 어긴 곳도 수두룩
점점 뜨거워지는 여름 도시의 일상에서 가로수 그늘은 시민의 가장 가까운 피난처다. 서울연구원(2022)에 따르면 가로수 그늘이 주변 사물의 온도를 15.4도 더 낮춰주지만, 봄철 무분별한 가지치기로 여름철 그늘을 만들지 못하는 가로수도 많다. 우리 동네 가로수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을까.
31일 서울 성동구 한 모임공간에서 60여명의 시민이 모여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2025년 가로수 계획을 검토했다. 각 자치구 주민들은 2~3명씩 조별로 자기 지역의 가로수 계획을 검토하고 가로수 조성·관리사업의 기간·위치·대상·근거 등에 대한 점수를 매겼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광진구와 관악구였다. 100점 만점에 각 53점, 51점을 받았다. 광진구 가로수 관리계획은 “꼼꼼하고 구체적이지만 실행과 사후관리계획은 미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악구 주민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관리계획이 두툼하고 관리현황 사진도 풍부해 현장 중심 사업을 벌이는 것 같”지만 “사업 근거와 사후관리 계획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50점 이상은 두 곳뿐이다.
최저 점수를 받은 곳은 중구다. 두 개 조가 8점과 14점을 줘 평균 11점을 받았다. 한 중구민은 “사업 기간이나 관리 대상, 방법, 근거 등이 모두 없었다”며 “공개된 자료 자체가 너무 짧아서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부족”했다고 했다. 중구가 공개한 자료는 공고문을 포함해도 3장에 불과해 동대문구(60장), 용산구(56장), 은평구(54장)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동대문구, 용산구 등의 계획은 주요 구역의 현황 사진과 유형별 가지치기 계획 등 구체적 내용과 그림을 첨부해 이해를 도왔다.
시민들은 공통적으로 자기 지역의 가로수 계획에 대해 사업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사업시행 일정이 너무 포괄적이며, 장기적 시각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구체적 사업 내용이 명시된 경우에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설명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했다. ‘약한 가지치기’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제론 나무를 5m 이상 잘라내는 ‘강한 가지치기’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멀쩡한 나무를 베어내는 관행도 발견됐다. 한 서대문구민은 “구청이 양버즘나무를 없애겠다는 장기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됐다”며 “그 두꺼운 나무를 어떻게 뽑아낼지, 언제 할지 계획이 없어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자리를 만든 서울환경연합에 따르면 25개 자치구 중 지난 5월30일 기준 올해 가로수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고하지 않은 자치구가 10곳이었다. 단체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이후 고시한 곳이 6곳이다. 강서구·도봉구·동작구·양천구는 아직도 계획을 공개하지 않았다. 조해민 서울환경연합 도시생태팀 활동가는 “법령 위반”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며 지자체장들은 올해부터 매년 가로수 조성·관리 계획을 수립해 공개해야 한다.
서울환경연합은 이날 시민들이 작성한 평가서와 의견을 각 자치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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